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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여성을 모독하고 비하하는 영화다?
여성 비하?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 마디로 웃기는 개소리다. 어머니와 이혼한 아버지에 대해 반항을 일삼으며
독립을 외치던 선머슴 같은 딸이 어느새 한 남자에게 길들여져 순종적이고 수동적인 캐릭터로 변하는 모습이라든가 그 딸이 막상 자기 아버지가 장렬하게 죽는 순간을 맞이하여 이별을 고해야 할 때에 이르자 실은
아버지를 사랑했다느니 어쩌니 하면서 신파의 극치를 보여 주는 모습이라든가 또 환한 미소로 사랑하는 남자(그 또한 지구를 구한 영웅이다!)와 결혼식을 올리고는 죽은 아버지의 가호 아래
행복하게 잘 산다라는 결말도 그렇거니와, 가정이 결딴난 책임을 몽땅 남편 탓으로 돌리고 남편을 거부하던 마누라가 지구를 구한 영웅 남편의 귀환에 감격의 눈물까지 흘리며 달려나와 환영하는 모습도 그렇고,
개망나니인 줄로만 알고 돈만 챙겨서 달아나기에 바빴던 나이트 클럽의 스트리퍼(stripper)가 하루아침에 영웅으로 돌변한 개망나니를 맞이하기 위해 활주로에까지 뛰어나와 극성을 떠는 모습도 그렇고, 이 모두가
필자 보기엔 결코 여성을 비하하거나 모독을 가하려는 목적으로 연출한 게 아니다. 오히려 당연한 게 아닌가? 이러한 연출에 대해 여성들은 절대로 분개해 할 필요가 없다.
까놓고 얘기해 보자. 처자(妻子) 부양할 능력이 없는 못난 남편을 좋아할 여자는 이 세상에 아무도 없다. 바가지나 안 긁으면 그나마 다행이지. 여자들이야 일단은 돈 잘 벌어다 주고, 자기 잔소리 군말
없이 받아 주는 자상한 남편 바라는 게 당연지사 아닌가? 입에 풀칠하기도 바빠 죽겠는데 남편 이해해 주고 격려해 줄 수 있는 여자가 과연 몇이나 될까? 그리고 설사 그럴 수 있다 하더라도 그게 과연 얼마나 오래
갈까? 남자의 가치는 결국 미우나 고우나 그의 사회적·경제적 능력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이 자명하다. 따라서 세상이 변했다고는 하지만, 가족 부양의 일차적 책임은 남편-아버지에게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것.
그런데 이 단순한 진실마저도, 아무 짝에 쓸모 없는 이념만 대가리에 잔뜩 주입된 채 남자에 대한 적대감으로 넘쳐나는 철딱서니없는 여자들에게는 통하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호모나 독신을 고집하는 게 아닌
이상 그들도 남자 만나 사랑을 하게 될 것이고, 연애도 할 것이고, 또 그러다 보면 결혼하여 자식도 낳고 할 것인데, 그런 철없는 사고로 장차 결혼해서는 뭘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도대체 모르겠다. 아무튼….
여기 인류를 구원한 위대한 영웅들이 있다. 그 중 한 사람은 별거 혹은 이혼 상태인 자기 아내와 아들을 여전히 사랑하고 있으며, 그들과의 재결합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그는 이제 자신의 과거를
깊이 뉘우치고 있으며, 성숙한 모습으로 가족에게 다가와 있다. 당신이 그의 아내라면 그의 과거를 추궁하며 그를 마다할 수 있을 것인가? 그것도 모든 게 내 탓이라며 용서해 줄 것을 애걸하다시피 하다 인류의
생존을 위해 죽기를 각오하고 우주로 떠났던 남편을? 또, 그 영웅들 중 한 사람이 당신의 애인이라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그리고 그가 그 누구도 아닌 당신과의 결혼을 진심으로 원하고 있다면? 당신은 그를
거부할 수 있을 것인가? 여자들이여! 가슴에 손을 얹고 한번 냉정하게 생각해 보자. 그런 뒤에 영화를 씹든지 말든지 알아서들 하시오.
3. 몽땅 남자들 탓이다?
<아마겟돈> 역시 다른 많은 미국 영화에서와 마찬가지로 가정 불화나 파탄의 책임을 가족 제대로 안 돌본 남편 탓이라며 몽땅 남자에게 떠넘기고 있다. 한술 더 떠, 남편은 그러한 책임이 의당
자기에게 있다고 확신하는지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우주로 떠나가는 마당에 작별 인사다운 인사 한번 제대로 나누지 못한 채 아내와 자식 앞에서 죄인 모양 굽실거리기 바쁘다. 이런 상투적인 묘사는 솔직히
말해서 짜증난다. 가정 불화나 파탄이 몽땅 남편 탓인가? 그렇다면 아내는 늘 피해자이기만 한 것인가? 아무리 영화가 세태를 반영한다지만 이런 논리가 일반적이고 타당한 것이라도 되는 양 버젓이 스크린을
횡행하고 있다는 사실에 우리는 분개해야만 한다. 가정 불화나 파탄의 책임은 남녀 불문하고 덜 성숙하고 덜 돼먹은 '인간'들에게 있을 따름이기 때문이다. 그걸 무슨 남녀 차별이니 여성 해방이니 하는 문제와
결부시켜 본질을 호도하는 터무니없는 말을 해 대는 인간이야말로 먼저 자기 인격부터 돌아보라는 충고를 하고 싶다. 혹시나 자기 자신의 내면에 억압돼 있는 해결되지 못한 갈등이나 분노나 적개심을 그런 식으로
외부에 투사(projection)함으로써 스스로를 합리화하고 정당화하는 놀음을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니까. 아무튼 정작 분개해야 할 대목에선 침묵으로 일관하고, 엉뚱한 것만 트집 잡고 있는 우리의 할리우드 영화
보는 시각에는 분명 문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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