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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부산이라는 지역과 그 문화, 그리고 거기서 사는 사람들을 아주 싫어한다. 그렇다 해서 필자가 부산 사람들은 몽땅 악당이라는 이원론적 흑백 논리에 사로잡혀 증오에 치를 떨고 있다는 얘긴
아니다. 그런 건 부르주아지라 하면 덮어놓고 이를 갈아대기 바쁜 띨띨한 속류 마르크스주의자들에게나 해당될 법한 얘기다. 필자가 바보인가? 염증과 무시와 멸시와 혐오와 분노와 증오는 서로 다른 차원에 속한다.
필자의 감정은 염증과 무시의 중간 어딘가에 걸쳐 있다. 멸시나 혐오나 분노나 증오가 아니다.
 아무튼, 필자에게는 <친구>가 부산 사람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점이 키 포인트다. 부산 출신 감독이 자기가 태어나
자란 지역에서의 기억들을 극화하여 부산을 배경으로 부산 사람들, 그것도 싸나이 중의 싸나이라는 부산 놤자들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부산 현지에서 촬영했다는 점에서 <친구>는 완벽한 '부산 영화'이다. '한국
영화'가 아니다! 거기에다 보너스로 제공되는 억센 부산 사투리가 시종일관 비경남권 관객, 그 중에서도 비영남권 관객의 고막을 강타할 때 그 고도의 생소함 속에서 관객들은 이 영화가 한국 영화가 아니라 부산
영화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더 처절하게 깨닫게 된다. 언어란 한 사회의 문화적 상징 체계이다. 언어에서 이질감을 느끼게 되면 그 언어를 사용하는 문화권에도 이질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 당연하다. 이런 점에서,
언어를 어떤 식으로 구사하고 활용하는가의 관찰을 통해 그 사회의 기저에 깔린 무의식적 욕망까지도 알 수 있다는 주장을 꼭 잠꼬대 같은 소리라고 무시해 버릴 수만은 없는 일인 듯하다. 필자가 보기에 부산
사투리에 깔려 있는 무의식적 욕망이란 게 있다면 바로 이것이다. "우.리.가 너.미가!" 여기서의 '너ㅁ'은 '놈'을 말하는 게 아니라 타인을 의미하는 '남'의 경상도식 발음이다. 그렇다.
국제항이니 국제 도시니 하는 수식어가 어울리지 않게 부산에는 단지 '우리'밖에 없다. 그리고 그 '우리'를 규정짓는 것은 다름 아닌 부산 사투리 그 자체이다. 과연 무의식적 욕망은 언어를 통해 마치 언어처럼
구조화되어 있다더니…. 혹시 그렇다면 부산 사람들의 무의식적 욕망은 언어로 구조화되어 있다기보다는 아예 한 걸음 더 나아가 '우리'라는 단어 하나에 단단히 고착(fixation)되어 있는 게 아닐까? 부산 사람들의
솔직담백함을 가장한 단순무식함에 비추어 봐도 꽤 타당한 얘기인 듯싶은데. 그러니까 적어도 부산 사람들에게는 욕망이 언어로, 그리고 언어는 우리로 환원될 수 있다는 것이다. 스피노자 형님께선 "욕망이
있기에 인간의 자기 보존이 가능하다"고 설파하셨다. 이를 부산 사람들에게 적용시켜 본다면 "우리가 있기에 부산 사람으로서의 자기 보존이 가능하다"쯤이 되지 않겠나
싶다. 부산 놤자들이 유달리 의리니 우정이니 친구니 하는 것을 강조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고…. <친구>의 극중 대사 "친구 아이가!"는 결국 우리끼리라면 무슨 짓을 해도
괜찮다는 도덕적 무정부주의를 은연중 조장한다. 그래서 부산 놤자들은 의리로 똘똘 뭉친 그 소중한 친구도 회칼로 푹푹 찔러 죽인다. 왜? 친구끼리는 무슨 짓을 해도 상관없으니까. 우리는 친구지간인데 뭘 그 정도
갖고 그래. 친구끼린 미안한 거 없다. 하물며 남에게야!
'우리'라는 단일성 속에서 非우리인 타지인으로서의 '남'은 부산에서 철저하게 소외된다. 그리고 그 단일성은 곧장 획일의 강요로 그 '남'을 내리누른다. 획일에의 동참을 거부할 시에 그 '남'에게
돌아오는 것은 질시와 차별의 눈초리뿐. 필자는 그러한 따가운 눈총을 부산에 거주하는 내내 느꼈다. 택시 타고 서울 방언으로 행선지를 얘기하면 이놈 잘 걸렸다 싶은지 바가지 씌우려고 작정을 하고 덤비거나,
필자가 서울 사람이라는 걸 뻔히 알고서도 타고 가는 내내 서울 사람들은 모두 '개섀끼들'이라며 시끄럽게 욕해 대기에 바쁜 개X 같은 택시 기사놈들. 식당에서 서울 발음이라도 들리면 모조리 무슨 외국인
보듯 힐끗힐끗 고개 돌려 그 발음의 근원지를 확인해야 직성이 풀리는 촌놈들. 서울 여자들의 서울 발음에는 살살 녹아 나자빠지면서 서울 남자들의 서울 발음에는 귀 간지럽다느니 소름 돋는다느니 딸아이(계집애를
뜻하는 부산 사투리) 같다느니 떠들면서 조소하느라 정신 없는 등신 같은 머스마들. 그나마 이러한 예는 비교적 경한 정도에 속한다. 필자가 보기에 가장 불쌍한 부류의 사람들은 서울서 만난 부산 싸나이의
호쾌함(?)에 깜빡 속아 결혼 후 부산 내려와 호된 시집살이하는 서울 여자들이다. 뻣뻣하고 성질 더러운 남편이나 못된 시어머니 탓에 호된 시집살이한다는 얘기가 아니다. 바로 부산이라는 지역에 산다는 자체가 곧
이 여자들에겐 호된 시집살이이다. 일종의 '컬쳐 쇼크'로 인해 가볍게는 적응 장애로부터 심하게는 우울증에 시달리는 가여운 서울 여자들을 필자는 종종 봤다. 행복해야 할 결혼 생활이 단지 부산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지긋지긋한 감방 생활로 바뀐 것이다. 이러한 모든 것들이 다 '우리'라는 배타적 단일성의 강요에 의해 초래된 지역주의의 처참한 몰골이다.
 까짓 거, 내친 김에 이번 기회에 부산 욕 좀 마저 하자. 부산 사람들은 주변에 쇠로 만든 단단한 울타리를 빙 둘러친
자기들만의 섬 안에 틀어박혀 자기 잘난 맛에 살아간다. 거기에다 쓸데없이 자존심 하나는 더럽게 세서 남, 특히 자기들보다 우월하다 싶은 문명권의 남에 대한 경쟁 심리는 실로 대단하다 보니 자칫 잘못하면 그
심리가 선진 문명권의 남에 대한 시기나 질투나 배타적인 혐오감으로 변질되기 일쑤다. 극복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짓밟아 없애야 할 장애물인 것이다. 이런 고약한 이기적 배타성은 '우리'라는 이름으로 개인의
권리를 철저히 무시하는 결과를 낳는다. 개인은 무시되고 우리만 남아 있는 전근대적 도시 부산. 워낙 전근대적이다 보니 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아무 것도 모르고 또 알려고 들지도 않는 멍청한 마초(macho)들만
활개치고 돌아다니는 마초들의 천국 부산. 집에서는 항상 왕으로 군림하고 싶어하는 싸나이들의 천국 부산. 남성 가부장제의 부계 혈통주의 질서가 여전히 그 강철대오의 요지부동을 자랑하는 여자들의 지옥 부산.
남성 가부장제의 질서 속에 조신하게 들어앉아 있으면서도 그러한 사실조차 깨닫지 못한 채 도리어 남자 따윈 하나도 무섭지 않다며 목소리만 요란할 뿐인 답답한 여자들이 살고 있는 도시 부산. 아! 부산. 필로폰에
중독돼 남편 구실도, 사람 구실도 못 하던 준석(유오성 분)이 생각나는가? 그 주제에 찾아온 자기 친구 앞에서는 꼴에 남편 행세 한번 해 보겠답시고 부인의 면전에다 대고 갖은
폭언으로 능욕을 가하는 만행도 불사하던 준석의 참혹한 몰골은 위대한 마초들의 도시인 부산의 이면 풍경일 뿐이다.[주
3] 준석은 부산의 자랑스런 아들인 것이다. 아! 부산이여.
아직 안 끝났다! 촌스럽기 짝이 없는 의리니 우정이니 친구니 하는 것들만 판치는, 그것도 말로만 판치는 전근대적인 곳이니 부산에선 애당초 합리적인 의사 소통이 이루어질 리가 없다.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의사 교환이 통하지 않으면 자연 커지는 건 목소리밖에 없다. 부산 사람들이 유달리 시끄러운 건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목소리 큰 놈만이 살아남는 척박한 곳이 부산이니까. 부산 사람들은 우격다짐
한판의 명인들이다. 이러한 곳에서는 민주주의가 뿌리를 내릴 수 없다. 민주주의가 뿌리내릴 수 없는 토양에서는 개인의 권리도 존중되지 않으며, 따라서 타인으로서의 각 개인 간에 지켜야 할 예절도 우습게
무시된다. 그저 남는 건 우리, 온통 우리뿐이다. 게다가 그 우리라는 것도, 가부장적 부계 혈통주의에 입각하여 여자들은 철저히 도외시한 채 놤자들만의 서열과 위계 질서로만 구축돼 있는 우리다. 동수(장동건
분)가 준석과 굳이 충돌을 일으켜 가면서까지 서열에 강한 불만-"내가 니 시다바리가!"-을 토로하는 최초의 이유가 바로 여자 때문이라는 것은 이런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즉,
놤자들만의 질서로 이루어진 세계에선 결국 주체인 놤자도 그 세계의 황폐함을 견딜 수 없다는 것. 이 세상은 남자와 여자로 구성된 인간들의 것이다. 놤자들의 전유물이 아닌 것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부산은
우리라 일컬어지는 놤자들만의 세계다. 그 속에서 여자들은 다만 우리들끼리 주고받는 물건에 불과하다. 그리고 그런 우리만의 천국 사방팔방에 널려있는 지독한 배타성은 부산의 후진적 문화 풍토와 화학 반응을
일으켜 부산을 대한민국의 그 어느 대도시보다도 편협하고, 지엽적이고, 수구적이고, 야만적이며, 또 미개하게 만드는 데에 기꺼이 한몫 했다. 이는 부산에 잠시 들렀다 떠나는 일시적 방문객, 특히 피서나 국제
영화제 등으로 놀러 온 여행객의 피부에는 잘 와 닿지 않는 그 무엇이다. 이국적인 휴양지라는 데엘 놀러 왔으니 그 아니 즐겁겠는가? 허허~. 음? 뭐라고? 못 믿겠다고? 그럼 번거롭지만 하나하나 예를 들어 자세히
확인해 주지.
우선, 부산 사람들은 무엇보다도 책을 도통 읽지 않는다. 이 사실이야말로 부산의 문화적 후진성과 미개함을 알려주는 가장 정확한 척도이다. 국제 영화제 몇 번 개최했고, 그 덕에 멀티플렉스
극장들이 들어서고, 또 국제적인 영화의 도시니 뭐니 하는 과분한 명예를 얻게 되었다 해서 후진적 풍토가 당장 선진적으로 바뀌는 건 아니다. 부산 사람들은 여전히 책을 읽지 않는다. 책 대신 영화나 그 밖의 향락
문화를 더 선호할 뿐이다.[주
4] 이는 부산이 전국 주요 5개 대도시(서울, 대전, 대구, 광주, 부산) 중에서 도서 유통량과 판매량이 최하위, 즉 꼴찌라는 사실에서 여실히 입증된다[필자가
알기로는 그러하다.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이의를 제기해 달라. 필자도 이 사실을 믿고 싶지 않으니까!]. 도서 유통의 중심인 서울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탓이라고? 천만에! 사람들이 책을
찾지 않기 때문이다. 다른 이유가 있을 턱이 없다. 유통 체계 역시 상당히 원시적이어서 부산에서 신간을 구하려면 그게 베스트셀러나 인기 도서가 아닌 다음에는 전국지(全國紙)에 신간이 소개된 뒤에도 몇 주가
흐른 뒤에야 겨우 가능하다. 그나마 찾지 않으면 제대로 갖다 놓지도 않는다. 차라리 인터넷 서점으로 구입하는 편이 훨씬 빠르고 값도 저렴하다. 반면, 서울에선 전국지에 신간이 소개되기도 전에 벌써 각 대형
서점에 책들이 좌악 깔린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문화의 힘이다! 더욱이 부산에는 대형 서점이라 부를 만한 서점도 없다. 대형 서점을 자칭하는 서점만이 시내에 두세 개 있을 뿐이다. 이 중 가장 크다는 '영광 도서'도
매장 규모 면에서만 서울의 '종로 서적'과 비슷할 뿐, 그 진열된 도서양은 '종로 서적'에 훨씬 못 미친다. 대전과 대구 진출에는 성공한 서울의 '교보 문고'도 결국 부산에는 발을 들여놓지 못했다. 지역 기득권
세력이 오픈 첫날 매장으로 우르르 쳐들어가 매장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이 얼마나 야만적인가? 교보측이 재오픈을 포기한 까닭에 부산 사람들은 합리적이고 신속한 전국적 도서 유통망의 대열에
합류할 기회를 영영 상실해 버렸다. 이와 함께 부산은 계속 야만의 도시로 남게 됐고. [주
5]
어디 도서뿐인가? 대학교의 각종 연구 활동 역시 주요 5개 대도시들 중에서 최하위다. 이건 매년 발표되는 대학 교수들의 연구 논문 수를 알면 금방 확인이 되리라 생각한다. 연구에 대한 투자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거니와, 무엇보다도 책을 안 읽는 풍토에서 대학의 기초 연구가 활발할 수 없는 건 너무도 당연하다. 이와는 달리 소비 문화는 요 몇 년 사이 눈부신(?) 비약을 보였는데, 이는 롯데나 현대
백화점 같은 대형 유통망의 공격적인 진출 때문이다. 하긴 부산은 과거부터 소비 문화에 있어서만큼은 강세를 보여 왔으니까. 서울 시내에 이제 막 노래방이 두세 개씩 생기고 있을 무렵, 이미 부산 서면에는
지천으로 널린 게 노래방이었다. 일본 영화에서나 잠깐잠깐 목격할 수 있고 서울에선 거의 찾아볼 길이 없는 오리지널 빠찡고방(일명 구슬치기방) 역시 노래방과 함께 당시 부산에는
수두룩했다. 이렇게 얘기하면 부산은 온통 왜색 문화 천지이겠구나 하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실은 그렇지도 않다. 오직 일본의 소비성 향락 문화만 부분적으로, 기형적으로, 그리고 음성적으로 항구를 통해
밀수라는 형태로 수입될 뿐이다. 나머지 모든 일본 문화는 일단 서울이라는 공식 경로를 거쳐 재수입된다. 따라서 실제로 일본에 대한 정보는 부산이 일본과 지리적으로 더 가까움에도 불구하고 서울보다 훨씬
어둡다. 어디 이뿐인가? 부산의 전근대적인 비합리성은 이 지역 사람들을 필요 이상으로 보수적이고 완고하게 만들어 놓은데다가 여기에 더하여 허황한 믿음도 넓죽넓죽 잘 받아들이게끔 하는 풍토를 조성해
놓았다. 해서 부산에는 미신이 많다. 자칭 대형 서점들의 종교 도서 매장에 가 보면 서울과는 정반대로 이른바 기독교나 불교 같은 고등 종교 계통의 서적보다 기(氣)니 전생이니 환생이니 하는 불교를 빙자한
잡동사니들이 오히려 더 많은 부피를 차지하고 있는 것도 다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도 전국에서 기독교 개신교 선교가 가장 안 되는 곳 중의 하나가 바로 부산이다. 워낙 전근대적인 미신이 횡행하는
곳이다 보니 합리적이고 조직적인 교리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는 것이다.[주
6] 이에는 항구라는 지리적 특징, 그리고 문화적으로도 역시 하층일 수밖에 없는 수많은 저소득층도 일조하고 있다. 아닌게아니라 부산에는 저소득층이 많은 관계로 그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시의 일
년 예산이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구시보다 적었다(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다). 세금이 적게 걷히니 당연한 게 아닌가? 이래저래 부산은 <친구>에서 보여주고 있듯이 조직
폭력배들이 설칠 수밖에 없는 조건을 두루 구비하고 있는 셈이다. 부산 사람들만 우물 안 개구리 모양 자신들의 이러한 후진성을 모르고 있을 뿐이다. 허허~. 물론 양식 있는 소수의 부산 사람들은 이 사실을 겸허한
마음으로 인정하고 있지만.
뭐 어차피 심드렁한 기분으로 갈기는 레토릭이긴 하지만, 그만 잡소리가 너무 길어져 버렸다. 읽다가 짜증이 났다면 미안하다. 읽기 싫으면 안 읽어도 된다. 안 읽는다고 옆에서 뭐라 할 사람도
없으니까. 흐음… 이제 흥분을 가라앉히고 다시 영화 <친구> 얘기로 돌아가자. <친구>는 '부산 영화'다. '한국 영화'가 아니다. 단순한 깡패 영화도 아니고 무슨 성장 영화도 아니고 남성 영화도 아니다. 그냥
'부산 영화'다. 그걸로 족하다. <친구>가 그 얼마나 부산적인 영화인지는 이 영화를 만든 곽경택 감독이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남긴 다음의 말로도 극명하게 입증된다. "부산밖에 아는 게
없다. 부산서 26년 살고 미국서 4년 살고 서울에 왔는데, 난 서울도 모르고 서울 정서도 잘 모른다."[주
7] 서울 정서를 모르는 게 당연하다. 알려고 노력이나 해 봤는지 의심스럽다. 참고로, 그는 올해 만 35살이다. 부산은 서울과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대개의 부산 사람들은 서울에 와서 살면 마음
고생이 상당히 심한 편이다. 거꾸로 서울 사람이 부산에 가서 살아도 마찬가지다. 두 경우 모두 가장 먼저 부닥치는 벽은 언어에서의 이질감이다.[주
8] 소속감이 안 생기는 것이다. 토종 부산 사람인 곽경택 감독으로선 오히려 쌩판 외국인 미국의 뉴욕(곽경택 감독은 뉴욕 대학교 영화학과를 졸업했다)에서 이질감을
덜 느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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